다. 항변사항과 직권조사사항
소송요건에는 항변사항과 직권조사사항이 있다. 전자는 소송요건 가운데 그 존재를 피고가 주장하지
않는 한 문제로 삼지 않는 사항이고, 후자는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 참작하지 아니하면 안 되는 사항이다. 실무상 본안전항변이란 소송요건의 흠을
내세우는 피고의 주장 일체를 가리키므로, 여기에는 위 항변사항에 관한 순수한 의미의 항변 이외에도 직권조사사항에 관하여 법원의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의미의 주장까지 모두 포함된다.
항변사항에 해당하는 사유로는 ① 임의관할(민소 30조, 411조) 위반, ② 소송비용의
담보제공(민소 117조) 불이행, ③ 중재계약(중재법 9조), ④ 부제소합의(대법원 1993. 5. 14. 선고 92다21760 판결), ⑤
소취하계약(대법원 1982. 3. 9. 선고 81다1312 판결) 등이 있으며, 주로 당사자의 이익을 주안으로 하여 소송요건으로 인정된 것이므로
소송절차에 관한 이
의권의 포기·상실의 대상이 된다. 그 중에서 ①②③의 세 가지 사유는 본안에 관한 최초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하기 전까지 이를 주장하지 아니하면 이의권이 상실된다.
반면 위 항변사항들을 제외한 나머지 소송요건의 대부분은 직권조사사항으로서 법원이 당사자의
주장에 구속될 필요 없이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하며, 소송절차에 관한 이의권의 포기나 자백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직권조사사항에 관한
상대방의 항변은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의미에 그친다. 또한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어도 직권조사사항이 있으면 무변론판결을 할 수 없고,
시기에 늦게 그 흠을 다투는 항변을 제출하여도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라는 이유로 각하할 수 없다.
법원은 직권조사사항인 소송요건에 대하여 상대방이 그 존재를 다투지 않거나 제출된 자료로 보아
그 존재에 의문이 없는 한 이를 석명하거나 심리판단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1996. 3. 12. 선고 94다56999 판결). 다만, 법원이 그
판단의 기초자료가 되는 사실과 증거를 직권으로 탐지할 의무까지는 없다 하더라도(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21039 판결),
이미 제출된 자료들에 의하여 그 대표권의 적법성에 의심이 갈 만한 사정이 엿보인다면 상대방이 이를 구체적으로 지적하여 다투지 않아도 이에 관하여
심리·조사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7. 10. 10. 선고 96다40578 판결). 그 밖에 당사자적격이나 소의 이익과 같은 것도
직권조사사항이지만 그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은 당사자의 변론에 나타난 것에 한하여 참작하면 된다.
직권조사사항에 관하여도 그 사실의 존부가 불명한 경우에는 입증책임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인바, 본안판결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원고에게 유리하다는 점에 비추어 직권조사사항인 소송요건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6다3930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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